마케팅 전략의 기초 개념
(1)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의 물리치료 버전
1) Segmentation: 시장 세분화의 의미와 필요성
물리치료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들은 통증 유형, 연령대, 생활습관, 질환 종류가 매우 다채롭습니다.
예컨대
• 수술 뒤 재활을 원하는 환자부터,
• 만성 목·어깨 통증을 겪는 사무직,
• 출산 후 허리 통증이나 척추 측만을 앓는 젊은층,
• 또는 복합적인 통증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했던 환자까지 그 폭이 넓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두에게” 물리치료를 제공하겠다고 광고하면, 결국 “특별히 잘하는 분야가 없는 곳”처럼 인식될 위험이 큽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세분화(Segmentation)**가 필수적입니다. 세분화란 환자·고객을 여러 하위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이 가진 문제와 니즈를 파악해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하는 과정입니다.
병원·의원의 경우, 지역 내 경쟁 병원이 여럿이라면 ‘특정 증상·질환을 특화’해 명확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 센터도 마찬가지로 아동 교정, 노인 낙상 예방, 스포츠 재활 등으로 나누어 자기만의 전문영역을 확립하면, “그 분야 하면 ○○센터”라는 인식을 지역사회에 심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술을 했는데도 호전되지 않는 오래된 통증 또는 여러 군데 통증이 겹쳐 있어 복합적인 평가가 필요한 환자군만을 세밀히 공략한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흔한 질환도 아니고, 좀 까다로운 통증인데 이 센터가 특화되어 있구나”라고 인식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해당 증상을 가진 환자들은 “아, 여기가 진짜 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이네”라는 확신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세분화가 제대로 된 센터는, 명확한 정체성과 환자층을 확보하여 경쟁이 치열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2) Targeting: 표적 시장 선정과 우선순위
세분화로 환자군을 나눈 뒤에는, 그중 어떤 영역을 우선순위로 잡아 집중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를 **타겟팅(Targeting)**이라 부릅니다. 만약 특정 지역에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밀집해 있다면, **“임신 중 통증 관리 + 산후 재활”**을 강조해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여러 정형외과가 모여 있는 지역이면, 다소 색다른 환자군(복합 통증, 수술 뒤에도 낫지 않는 경우 등)을 집중 공략해 차별화를 이룰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유행하니” 또는 “돈이 된다고 들었으니”라는 막연한 기준으로 타겟팅하지 않는 것입니다. 센터가 가진 장비, 치료사의 전문성, 인력 규모, 지역 특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만, 선정한 타겟층에 걸맞은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르신 낙상 예방을 내세우려면, 낙상 예방 기기나 균형 측정 장치, 노인을 대하는 커뮤니케이션 노하우 등을 준비해둬야 ‘전문 센터’로서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Positioning: 나만의 이미지를 확립하는 과정
정교하게 타겟팅한 뒤에는, **“우리가 어떤 자리(포지션)를 차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다른 센터나 병원도 같은 영역을 노릴 수 있으므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떻게 차별화할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필요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똑같이 산후 재활을 내세우더라도, 한 센터는 체형관리와 다이어트에 초점을 맞춰 여성들의 미용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이미지로 자리 잡을 수 있고, 다른 한 센터는 부드러운 도수치료와 심리적 안정을 강조해 정서적 케어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부 프로그램, 인테리어, 직원 응대, 홍보물 디자인 등 모든 요소가 일관된 컨셉을 형성하면, 환자가 “이 센터는 A라는 분야에서 확실한 전문성·분위기를 보여준다”라는 명확한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직원 말투·복장·응대 매뉴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작은 디테일까지 일관성을 유지해야, 환자가 센터의 이미지와 강점을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하게 됩니다.
(2) 차별화 포인트(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 찾기
1) USP의 정의와 중요성

예전 올리브쇼라는 요리 프로그램을 좋아했습니다. 유명 쉐프들이 나와서 레시피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레시피 중 '킥'이라는 독특한 재료 혹은 요리법으로 평범한 요리와 차별화되는 한가지 요소를 알려준다는 점이었습니다. 어쩌면 올리브쇼의 '킥'은 킥을 알려준다는 것이었겠죠.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는 “다른 곳과 분명히 구별되는 우리만의 핵심 가치”를 의미합니다. 물리치료나 재활치료가 전반적으로 비슷하게 보이지만, 실제로 환자는 “왜 이 센터를 가야 하는지”를 따져봅니다. 이때 USP가 분명하면, 환자는 여러 선택지 중 “이곳이야말로 내 문제를 해결해줄 곳”이라는 확신을 갖게 됩니다.
USP를 잘 설정하지 못하면, 광고 문구나 센터 소개가 “우리도 다른 곳과 비슷한 물리치료 합니다”라는 식으로 끝나버려, 환자 입장에서도 굳이 그 센터를 택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따라서 실제 임상 능력, 장비, 프로그램, 직원의 태도, 가격 구조, 친절도 등 여러 요소 중 **“가장 센터가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심층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2) 경쟁 센터와 비교 분석
USP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 경쟁자를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반경 1~3km 내에 존재하는 유사 업종(다른 물리치료실, 재활센터, 필라테스 스튜디오 등)을 분석해, 그들이 내세우는 강점과 차별화 포인트를 파악합니다.
예: A센터는 특수 기기를 강조하며 ‘최첨단 3D 동작분석’을 앞세울 수 있고, B센터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회전율을 USP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우리는 최신 기기보다 치료 후 적극적인 1:1 운동 코칭으로 승부하자”거나, “우리는 가격보다 프리미엄 이미지와 심층 도수치료를 내세우자”는 식의 전략적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자가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USP를 표현해내는 것입니다. “3D 동작분석 측정치로 매일 데이터를 관리해드립니다”처럼, 환자가 한눈에 **“아, 이런 특별함이 있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3) 스토리텔링으로 USP에 생명력 불어넣기
USP를 단순히 “○○ 장비 보유”나 “최고 전문가” 식으로 나열하면, 환자에게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때 스토리텔링을 통해, 센터가 지닌 철학과 노력을 진정성 있게 보여주면, USP는 더욱 빛을 발합니다.
예컨대, 원장이나 대표 물리치료사가 어린 시절 큰 부상을 물리치료로 극복한 경험을 기반으로 “나는 한 사람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물리치료에 있다고 믿는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면, 환자는 “그럼 이분은 내 고통을 잘 이해하겠구나”라고 심리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환자 사례 역시 스토리텔링의 중요한 축입니다. 한 환자가 극심한 통증이나 일상생활 불편을 호소하다가, 센터의 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서서히 개선되어 마침내 ‘일상 복귀’나 ‘완전한 통증 해방’을 이뤘다는 과정을 보여주면, 이는 환자에게 *“이 센터는 실제로 내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겠다”*라는 신뢰를 줍니다.
이처럼 **“사람 냄새 나는 차별화”**를 만들려면, USP에 적절한 스토리텔링이 함께해야 하며, 해당 콘텐츠(글·영상·사진)를 홈페이지나 SNS, 센터 내 홍보물 등에 배치해 환자와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브랜딩(Branding)과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
1) 브랜딩이란 무엇인가
브랜딩은 센터를 상징하는 로고·색상·디자인만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센터의 비전과 가치를 일관되게 표출하는 장기적 과정입니다. 환자가 센터에 들어와 첫인상을 느끼는 순간부터, 접수·치료·계산·퇴원 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모든 단계가 브랜딩의 일부입니다.
“우리 센터는 환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이를 명확히 정의해두면, 모든 직원·치료 과정·홍보물·인테리어까지 해당 가치와 일관되게 부합하도록 조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상 속에서의 편안한 재활’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면, 센터 인테리어를 따뜻한 색감으로 꾸미고, 직원이 환자에게 친근히 다가가 수시로 상태를 체크하는 문화를 심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는 막연히 “물리치료 받는 곳”이 아닌, **“이 센터는 나를 이해하고, 내가 더 건강해질 수 있도록 진심을 다해 지원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머릿속에 갖게 됩니다.
아시아 스포츠 의료 봉사단도 의외로 브랜딩화 과정에서 무엇 하나 대충 정하는 것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브랜드 로고의 색깔이 그냥 파란색일까요? 아니요. 의도된 색깔입니다. 삼성 로고의 색깔에 약간의 변화를 준 색감으로 푸른색이 주는 이미지인 '전문성'을 어필하여, 우리는 봉사하는 사람이지만 전문가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장치였던 거죠. 이를 통해 모든 홍보 자료에도 푸른색을 강조하여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충 운영하는 줄 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의외로 디테일이 숨겨져 있답니다.
2) 센터 브랜드 vs. 개인 브랜드의 조화
브랜딩은 센터 자체의 브랜드와, 대표나 핵심 물리치료사의 개인 브랜드가 서로 어우러질 때 더욱 강력해집니다. 센터 브랜드가 전반적인 신뢰감·안정감을 부여한다면, 대표 물리치료사의 개인 브랜드는 한층 더 깊은 친근감과 카리스마를 제공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이 센터 자체가 좋은 프로그램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고, 동시에 원장(또는 주치료사)도 탁월한 전문성을 갖춘 분이구나”라는 이중 효과를 느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NS나 블로그를 운영할 때, 센터 명의 계정’은 공지사항·전문 정보·세미나 일정을 공표해 공식 채널로서 신뢰도를 쌓고, '대표 물리치료사 계정’은 개인적인 에피소드나 치료 철학, 직원들과의 일상 에피소드를 올려 인간적인 면과 전문가로서의 열정을 어필합니다. 두 채널이 서로 연동되어 시너지를 낼 때, 환자는 “이 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 이런 철학과 에너지를 갖고 있구나”라며 더욱 큰 신뢰와 호감을 느낍니다.
3) 브랜딩 실무 예시
공간·시각 요소:
• 인테리어 색감과 센터 로고, 유니폼, 명함, 리플릿 등을 통일감 있게 디자인해 한눈에 “아, 이곳은 ○○한 분위기를 추구하는구나”를 느끼도록 합니다.
• 대기실에 센터 미션이나 환자 후기를 게시해 “이곳은 단순히 치료만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메시지를 주기적으로 전달합니다.
행사·커뮤니케이션:
• 정기적으로 “주말 공개 강의”나 “무료 상담 데이”, “환자 감사의 날” 등을 열어, 센터 브랜드를 알림과 동시에, 대표 물리치료사(또는 스탭)가 직접 강연·상담해 개인 브랜드도 함께 드러냅니다.
• 환자에게 작은 기념품(운동 소도구, 자세 교정 굿즈 등)을 제공할 때, 브랜드 로고나 슬로건을 접목해 환자가 일상에서도 센터를 기억하게 합니다.
4) 장기적 효과: 브랜드가 쌓이면, 광고비가 줄어든다
브랜딩은 단시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환자 피드백을 수집해 개선하고, 새로운 홍보 채널을 시도하고, 직원 교육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올리는 등 지속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쌓인 브랜드 이미지는 장기적으로 큰 광고비 없이도 환자를 끌어들이는 밑바탕이 됩니다. 환자들이 “○○ 분야 하면 ○○센터가 최고”라고 입을 모아 말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구전 효과(Word of Mouth)가 발생합니다. 신규 환자 유입이 확고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결론: 전략의 기초가 곧 성장의 초석
STP, USP, 브랜딩이란 세 가지 마케팅 개념은, 이름만 보면 다소 추상적인 이론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물리치료 현장에 적용해 보면,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축이 됩니다. STP를 통해 “우리는 누구에게, 어떤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으며, 어떤 이미지를 구축할 것인가?”를 명확히 할 때, 센터나 병원의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환자 유입도 더 정교해집니다. USP가 확실해야 환자가 “왜 여기여야만 하나?”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타 경쟁 센터와의 차별성이 분명해집니다. 이를 스토리텔링으로 연결하면, 차별화된 가치가 깊이 각인됩니다.
브랜딩은 이러한 가치와 차별화를 ‘오래도록 쌓이고 공감되는 이미지’로 구체화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단발적 이벤트가 아닌, 센터의 모든 접점에 녹아들어야 효과가 극대화됩니다. 결국 마케팅 전략의 기초가 제대로 다져지면, 의료법 제한·보험 수가 문제·치열한 경쟁 등 여러 외부 변수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센터나 병원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아시아 스포츠 의료 봉사단 단장
인천 연수구 김경태정형외과 물리치료실 실장
이경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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