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 Insight

물리치료 시장의 변화와 마케팅 필요성

단장_ASMVC 2024. 12. 24. 18:58

 

 

K5 서울 리그 우승팀의 챔피언십(전국대회)을 지원하기 위해 충주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 선수의 무릎을 케어해 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 선수는 이미 무릎 수술을 여러 차례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리고 최근에 다시 무릎이 아파 병원에 갔는데, 병원에서는 한 차례 더 무릎 수술을 권유했다고 합니다.

수술은 도저히 아닌 것 같아 거절하니 의사는 “그러면 수술 전, 우선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아보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는 그조차 거부하고 병원 물리치료실 대신,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개인 재활 센터를 선택했습니다.

기존에는 의사 처방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병원 내 물리치료실로 가는 흐름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재활을 전문으로 다루는 센터가 더 잘해준다던데?” 하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병원을 선호했던 과거와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몸소 체감하고 있습니다.


1. 법적·제도적 테두리를 벗어나고 있는 ‘현실적인’ 물리치료사

 

1) 병원에만 매여 있지 않은 재활의 시대

대한민국 의료법에는 여전히 “물리치료는 의사의 지도·감독 아래에서 시행”이라는 문구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실무를 들여다보면, 재활센터로 개업하여 물리치료사가 자체적으로 환자를 케어하는 것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고, 사실 병원 물리치료실에서도 의사의 지시 없이 물리치료사가 독자적으로 환자를 보고, 재활 프로그램을 설계·운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입니다.

예시:

• 서울 모 재활센터는 연간 1,000명 이상의 환자·회원(운동 목적)을 관리하며, 병원 처방 없이도 프로그램에 참여시키고 있음.

• 병원에 몸담고 있는 한 물리치료사도 “의사들이 운동·재활에 대한 실제적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보니, 내가 알아서 프로그램을 짜고 가르치는 경우가 흔하다”고 귀띔합니다. (의사가 의료 지식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운동에 한하여 경험적 지식이 부족하다는 의미)

 

2) 사회적 요구의 변화

고령화와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병원 바깥에서도 운동과 재활 지도를 전문적으로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40~50대 이상 중장년층은 퇴행성 질환 예방이나 통증 관리에 대한 욕구가 크고, 20~30대는 운동을 즐기면서 건강을 챙기며 몸매 관리를 병행하고 싶어 합니다. 이러한 니즈에 발맞춰 물리치료사가 ‘재활 전문가이자 운동 코치’로서 활약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한 물리치료 단체에서 2020년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 “병원이 아닌 곳(재활센터·개인 클리닉·피트니스 센터 등)에서 근무 경험이 있다”고 답한 물리치료사가 약 45%

• “향후 병원 외부에서 창업 또는 이직을 고려 중”인 물리치료사가 약 60%

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는 과거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2. 보험 청구 체계와 ‘도수치료’ 시장의 성장·위축

 

1) 폭발적 성장의 이면

지난 10년 동안 실손보험을 통해 도수치료를 저비용(혹은 무부담)으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일부 병·의원과 물리치료실에서 이 수요를 크게 흡수했습니다. 이 덕에 어느 병원은 “도수치료 예약이 3개월 대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폭발했고, 매출도 짧은 기간에 수십 배 성장하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2) 최근의 급변

그러나 보험사의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도수치료 청구가 줄어들고, 심사 거절 건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로 인해 예전처럼 실손보험에만 기대어 성장하던 물리치료 센터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예시:

• “도수치료 특화”를 내세웠던 A센터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월 500건 이상의 보험 청구를 처리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최근에는 절반 이하로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음.

• 반면, 도수치료 외에도 기능적 운동·피트니스 프로그램 등을 병행했던 B센터는 큰 타격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 중임.

 

3) 마케팅의 중요성 대두

과거처럼 “자동으로 환자가 몰려오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습니다. 이제는 물리치료사가 자신의 전문성과 프로그램의 가치를 직접 홍보하고, 환자에게 설득력 있게 어필하는 노력이 필요해졌습니다.

 

3. 병원만이 전부가 아닌, 물리치료사의 다양한 근무환경

 

1) 재활센터·노인요양시설

고령층의 만성질환·퇴행성 변화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요양병원이나 노인요양시설에서 상주·방문 형태로 물리치료사가 활동하는 사례가 늘었습니다. 자가 거동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주 2~3회씩 재활 운동을 제공하거나, 낙상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입니다.

 

2) 헬스케어 센터 / 기업 부설 센터

얼마 전 친한 후배가 새로 직장을 구하던 중, 어느 연예기획사에서 연예인을 대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물리치료사를 구인한다는 글을 발견해 “여기에 가보는 건 어떨까요?”라고 조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사내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직원 건강관리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물리치료사를 채용하기도 합니다.

한 대기업에서 근무 중인 지인 물리치료사는 “직원들의 업무 관련 통증(거북목, 허리 디스크)을 예방하기 위해 맞춤 운동 처방을 하고, 정기적으로 건강 세미나를 여는 등 치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행정 업무도 담당하느라 생각보다 매우 바쁘다. 하지만 병원에서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하며, 대기업 물리치료사의 장점을 어필한 적도 있습니다.

 

3) 소규모 개인클리닉(자영업)

최근 1인 창업 또는 소수 인원이 공동 운영하는 물리치료실도 증가 추세입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유소년 선수들이 많은 동네에서는 ‘스포츠 재활’ 혹은 ‘퍼포먼스 향상’을 내세워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신도시 지역에서는 ‘산후 재활’, ‘어린이 발달 재활’ 등 세분화된 전문 분야로 승부를 거는 경우도 있습니다.

단, 이 경우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면 다른 경쟁업체(타 물리치료실, 필라테스·PT센터 등)에 금방 밀릴 수밖에 없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 노인요양시설 D원장: “물리치료사는 꾸준히 어르신들과 소통할 수밖에 없고, 운동 프로그램 사진을 보호자에게 전송하기도 하다 보니, 시설 운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입니다.”

• 헬스케어 센터 E소장: “직장인들은 병원 갈 시간도 없는 경우가 많아요. 사내 센터에서 간단한 검사와 운동 지도를 해주면, 물리치료사가 의사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피드백도 받습니다.”

 

4. 통증관리, 체형교정, 운동처방, 건강 코칭 등으로 확장

 

1) 통증관리 & 체형교정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장인에게는 목·어깨 통증, 거북목 문제가 흔합니다. 물리치료사는 해부학적 근거와 치료기술을 통해 통증을 완화하고 자세 교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한편, 청소년기 척추측만이나 발뒤꿈치 통증 등도 조기 교정이 중요해, 청소년 교정 전문을 표방한 물리치료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 운동처방 & 건강 코칭

예전에는 ‘프로 운동선수’나 ‘재활 환자’에게만 초점을 맞추던 운동처방이, 이제는 일반인에게도 널리 적용되고 있습니다. “근력이 약한 주부님을 위한 홈트레이닝”, “비만·대사증후군 환자를 위한 기초운동” 같은 주제가 대표적입니다.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 혈당 조절, 체력 증진 등을 목표로 삼아, 물리치료사가 주기적으로 기록을 관리·코칭해주는 식의 회원제 프로그램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혈당은 최근 다이어트와 연관되어 최고의 화두 중 하나입니다.

“물리치료사는 단순히 ‘아픈 부위를 주무르거나 기계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운동·생활습관·재활치료를 아우르는 통합적 건강관리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 K대 재활학과 교수 인터뷰 중

 

5. 마케팅의 필요성: 존재를 알리고, 차별화하고, 비급여 영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1) 존재 알리기

전국 물리치료사 수는 약 10만 명으로 추정되며, 병원·센터·요양시설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만약 내가 특정 분야에 탁월한 역량을 갖추고 있음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릴 루트가 없다면 기회가 사라집니다.

“SNS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했더니, 지역 카페에서 센터가 언급돼 입소문이 퍼졌다”는 사례가 자주 들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 차별화

의사·한의사·카이로프랙틱·운동처방사 등 유사하거나 겹치는 분야의 전문가가 많은 상황에서, 물리치료사가 지닌 ‘임상적 전문성’과 ‘과학적 접근’을 어필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 연구 논문이나 학술 기반, 혹은 국제 학회에서 인정받은 기법 같은 **‘엣지(Edge)’**를 마케팅 포인트로 잡으면 환자(소비자)들이 신뢰를 형성하기 쉽습니다.

 

3) 보험이 되지 않더라도 수요는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운동교실, 체형교정 패키지, 산후 재활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수백만 원을 투자해야 할 수도 있지만, “정말 효과가 있다”거나 “다른 곳과 달리 전문적인 루틴을 제공한다”는 확신이 들면 지갑을 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그러려면 내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어떤 점에서 특별한지, 환자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는지를 마케팅 언어로 풀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6. 종합: 물리치료사의 ‘새로운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물리치료사는 과거의 ‘의사 보조인력’ 이미지를 넘어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법적·제도적 틀은 여전히 100% 자유롭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이미 병원을 떠나 재활센터·헬스케어 분야 등 다양한 길로 진출해 통증관리부터 건강 코칭까지 유연하게 서비스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동으로 환자가 밀려들어오는’ 시대적 보너스였던 도수치료 실손보험 청구도 점차 힘을 잃고 있고, 경쟁자는 늘어나는 상황이므로 이제 물리치료사 개개인이 마케팅 감각을 갖추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려워졌습니다.

 

• 잘하는 경우: SNS, 지역 커뮤니티, 협업 네트워크, 구체적인 브랜드 스토리 등 다각도로 알리며 안정적으로 성장

• 못하는 경우: 기술은 뛰어나지만, 세상이 알지 못해 방문객·환자 수가 저조 → 운영이 어려워짐

 

결국 마케팅이란, 세상에 자신을 알리고 차별화하는 최선의 도구입니다. 병원 소속이건 독립 클리닉 운영이건 상관없이, 앞으로의 물리치료사는 **‘나는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가?’, ‘환자에게 어떤 문제 해결책이 될 수 있는가?’**를 명확히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파해야 수많은 경쟁자 사이에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