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의학 매뉴얼

스포츠 현장에서의 팀닥터 역할 (The Role of the ASMVC Team Physician in the Field - A Medical Team Mindset)

단장_ASMVC 2024. 12. 21. 21:35

 

KEY POINTS

 

• 충분한 연구와 기술적 숙련이 중요한 자질이지만, 효과적인 사이드라인 의사의 가장 중요한 속성은 팀 내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다.

• 효율적인 사이드라인 의사는 또한 뛰어난 의사소통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즉, 문제를 선수, 코치, 트레이너, 부모에게 명확히 전달하여 모두가 현실적인 기대치를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

• 사이드라인 의사의 주요 목표는 경기 중 발생하는 응급 상황을 관리하고, 부상 선수들이 경기에 복귀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 사이드라인 의사는 특정 종목마다 고유한 응급 상황을 예상해야 한다. 응급 대응은 운동 트레이너, 응급 의료 서비스 인력, 대회 지원 스태프, 지역 병원 응급실 직원 등과 사전에 계획되고 반복적으로 연습되어야 한다.

• 당일 경기 복귀 기준은 부상 선수와 다른 참가자들의 안전, 재부상 위험과 결과, 부상 상태로 뛰는 것의 효율성, 그리고 최종 치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장기적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본문

 

운동(스포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그림 1.1).

 

가장 순수하고 단순한 형태에서, 운동은 참가자들에게 타인과 스스로에게 도전할 기회를 제공하며 심혈관 건강, 근력, 민첩성을 향상시켜 생산적이고 긴 삶을 위한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팀워크를 배우고, 성실성을 기르며, 삶의 어려움에 대비하는 역량을 강화한다. 그러나 운동 참여에는 부상의 위험이 따르며, 이는 유소년 축구에서부터 프로 스포츠에 이르기까지 실제 경기 중에 가장 크다.

 

이러한 위험 때문에 스포츠 의학 분야는 운동을 가능한 한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발전해 왔다. 스포츠 의학의 궁극적 참여 형태는 부상 위험이 가장 높은 경기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이드라인 의사(sideline physician)의 역할이다.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이드라인은 의학을 실천하기에 만만치 않은 환경이다(그림 1.2).

 

첫째, 사이드라인 의사에게는 ‘상아탑’ 사무실의 편의 시설이 없다. 접수원, 간호사, 보조 기술자, 쉽게 접근 가능한 진단 검사 및 영상 장비가 없는 상태에서 진료해야 한다. 둘째, 사이드라인 의사는 부상 선수를 평가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며, 상태를 치료하고 선수의 최적 퍼포먼스로 신속히 복귀시키기를 요구받는다. 이 평가 과정은 환자 진료실의 사생활 보호나 환자 의복 제거가 불가능한, 관중이 밀집한 공개적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때로는 8만 명의 관중이 소리치는 가운데 두꺼운 보호 장비와 유니폼을 착용한, 호흡이 가쁘고 통증으로 몸부림치는 선수를 즉석에서 진찰해야 한다. 진단 후에는 코칭 스태프, 팬, 선수, 선수 부모가 치료와 복귀를 기대한다. 진료실에서는 충분한 논의와 교육이 가능하지만 사이드라인에선 그러한 여유가 거의 없다.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이드라인 의사의 역할과 책임을 정의하기 위해, 이 장에서는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보다는 다년간 경험으로 축적된 ‘명망 기반 의학(eminence-based medicine)’을 제시한다. 존경받는 팀 닥터, 트레이너, 코치들과 현장에서 터득한 사이드라인 의사의 예술적 측면을 강조한다.

 

엄밀히 말해 팀 닥터(team physician)와 사이드라인 의사(sideline physician)는 다른 개념이다. 팀 닥터는 팀의 일상적 의료 필요를 담당하고 출전 전 평가, 트레이닝 룸 관리, 질환 의뢰 및 복귀 시점 조정 등을 책임지나, 일정 충돌로 항상 현장에 있지 않을 수 있다.

 

반면 사이드라인 의사는 경기 중 현장에 상주하며 즉각적인 의료 지원을 제공한다. 이상적으로는 팀 닥터가 사이드라인 의사 역할을 겸하지만, 상황에 따라 공식적인 팀 관계 없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선수와 팀에 대한 친숙성과 신뢰가 부족하므로 난이도가 올라간다.임상 진료나 스포츠 현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준비는 사이드라인 의사의 성공에 핵심적이다. 광범위한 스포츠 의학 지식 외에도, 사이드라인 의사는 자신이 담당하는 특정 스포츠에 대한 이해, 그 종목 특유의 부상 패턴 및 응급 상황 숙지, 그리고 선수 및 스태프와의 신뢰 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종목별 지식 (Sport-specific knowledge)

 

해당 스포츠에 대한 이해는 사이드라인에서의 준비에 큰 도움을 준다. 의사가 직접 그 종목을 경험하면 좋지만 필수는 아니다. 각 스포츠는 고유한 부상 양상을 가지며, 효과적인 사이드라인 의사는 이를 숙지해야 한다. 사이드라인 의사는 현장에서 부상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이 정보는 신속하고 정밀한 임상 평가에 유용하다. 더 나아가, 이러한 현장 경험을 통해 경기 규칙 변경 제안을 통해 스포츠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스포츠 의학 발전의 중요한 측면은 수술 기법 개선보다 부상 예방에 있었다. 이처럼 부상 감시는 사이드라인 의사의 중요한 책임 중 하나다.

 

각 종목은 고유한 응급 상황을 갖는다. 사이드라인 의사의 주요 책임은 이러한 응급 상황을 신속하고 적절하게 식별 및 치료하는 것이다. 준비된 사이드라인 의사는 예측 가능한 응급 상황에 대해 사전 리허설을 갖추며, 응급 의료 서비스, 경기 지원 스태프, 현지 응급실 인력 등과 협업할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한다. 예를 들어, 척추 보드 활용 방법, 헬리콥터 환자 이송 시 백보드 크기 문제 등은 실전에서 겪기 전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사전 준비는 NATA(National Athletic Trainers’ Association)나 ACSM(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AMSSM(American Medical Society for Sports Medicine) 등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NATA의 응급행동계획(Emergency Action Plan, EAP) 수립 가이드라인은 사전에 응급 상황을 연습하고 대응 방침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NATA EAP Guidelines).

 

사이드라인 의사는 필드 주변 인원도 주목해야 한다. 심판, 오피셜, 사진기자, 미디어 관계자, 마스코트 등 보호 장비 없이 필드 근처에 있는 사람들도 부상 위험에 노출된다. 필드 경계선 인근은 특히 위험하기 때문에, 사이드라인 의사는 이들이 안전한 장소에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이는 부상 예방의 영역이며, 예방은 항상 치료보다 쉽고 효율적이다.


관계 구축 (Relationships)

 

훌륭한 사이드라인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팀 닥터가 되어야 한다. 이는 의학적·스포츠적 지식뿐 아니라, 운동 트레이너, 선수, 코칭 스태프, 선수 부모, 팀 행정진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데서 비롯된다. 신뢰는 사이드라인 의사가 단순히 의료적 전문성을 넘어 팀의 문화, 목표, 비전을 이해하고, 팀의 성공을 자신의 명성보다 우선시할 때 생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경기 당일 의료 지원에 국한되지 않고, 평소 트레이닝 룸 방문, 연습 참여, 팀 활동 전반에 관심을 보이며 팀 케미스트리에 적극 합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가장 중요한 파트너는 운동 트레이너다. 트레이너는 선수와 코치를 잘 알고 있으며, 의사의 ‘눈과 귀’ 역할을 한다. 경험 많은 트레이너는 선수 부상을 효율적으로 분류, 관리하며, 의료용어를 이해하고 이를 코칭 스태프의 언어로 번역하는 중추적 존재다. 젊고 경험이 부족한 트레이너와의 협업에서는 의사가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지만, 이는 상호학습 기회가 된다.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경기 중 어려운 결정을 내릴 때도 팀은 의사의 판단을 수용하기 쉽다.


팀 연습 참여 (Team practice)

 

연습 현장 방문은 경기에 비해 긴장도가 낮은 환경에서 선수, 코치, 트레이너와 교류하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다. 선수 개개인의 통증 표현 방식, 부상의 영향, 포지션 깊이(depth), 특정 핵심 선수의 컨디션 변화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경기 당일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의사는 경기 전후로 팀 내 상호작용에 자연스럽게 참여하여 신뢰를 더욱 강화한다.


경기 전 고려사항 (Pregame considerations)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사는 경기 시작 훨씬 전에 진료, 수술, 당직 스케줄을 조정하고 응급상황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장에 일찍 도착하면 경기장 지원 스태프, 심판, 대회 관계자와 교류하면서 응급 장비 위치, 프로토콜을 재확인할 수 있다. 원정 경기 시에는 지역 응급실 접근성, 영상 장비 사용 가능성(MRI, X-ray) 등을 사전에 파악한다. 또한 경기 전 아픈 선수나 컨디션이 애매한 선수에 대해 재평가하여 코치가 전략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경기 전 통증 완화 주사(예: 코르티손, 케토롤락) 사용 여부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통증은 신체 손상을 식별하고 보호하는 자연적 메커니즘이다. 통증 억제로 인한 재부상 위험, 출혈 위험 증가(케토롤락), 조직 약화(코르티손)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은 사전에 선수·코치·트레이닝 스태프와 논의하고, 팀 규범과 원칙에 따라야 한다.


경기 당일 워밍업 참여

 

경기 전 워밍업에 참여하면 부상 선수나 증상이 있는 선수를 개별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포지션 코치나 선수와 대화를 통해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이는 신뢰 기반을 강화하며, 부상 선수의 복귀 가능성과 효율성을 결정할 때 현실적인 기대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 훌륭한 코치는 이러한 의사소통을 통해 부상 선수 기용에 있어 안전성과 경기력을 균형 있게 고려한다.


의사 가방 준비(Physician’s bag)

 

사이드라인 의사의 준비는 ‘의사가방(physician’s bag)’에 필수 장비와 약물을 효율적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낯선 장비나 약물을 넣지 않고, 필요 시 다른 스태프가 쉽게 꺼내 줄 수 있도록 정돈해야 한다(3장 참조). 이를 통해 응급 상황에서 침착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경기 중 위치 선정 (Game-time position)

 

사이드라인 의사의 존재 이유는 두 가지다.

 

(1) 응급 상황에 대한 의료 지원

(2) 부상 선수의 경기 복귀 가능성 평가.

 

이를 위해 의사는 필드를 폭넓게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서야 하며, 불필요한 필드 진입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다수 부상은 응급이 아니므로 먼저 트레이너가 필드로 나가 초기 평가를 진행하고, 의사는 주변에서 상황을 관찰해 필요한 경우 신속히 합류하는 접근이 효율적이다.


필드 위 검사 (On-field physician examinations)

 

넘어진 선수는 항상 심각한 부상을 가정해야 한다. 특히 척추 손상, 의식 상실, 불안정하거나 개방성 골절 등의 경우 의사는 즉각 필드로 진입해 응급 프로토콜을 지휘해야 한다. 척추 손상이 의심되면 선수는 의식 회복 전까지 항상 척추 손상 가정 하에 기도 확보, 척추 정렬, 장비 제거(안면 보호대만 제거) 등을 신속히 시행한다. 이는 NATA, AMSSM, ACSM,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의 응급 가이드라인 및 국제적인 컨센서스를 참조할 수 있다.


사이드라인 상황 (Sideline events)

 

비응급 상황에서 무릎, 발목, 어깨 부상은 굳이 필드 위에서 상세히 평가하기보다 사이드라인으로 옮겨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검사하는 것이 낫다. 응급 상황(기도 확보 필요, 심정지, 중증 골절 등)은 ABC(airway, breathing, circulation) 원칙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처하며, AED(자동제세동기) 비치 및 CPR 훈련 등 사전 대비가 필수적이다. 뇌진탕 의심 상황에서는 “Concussion in Sport” 국제 합의문서(Br J Sports Med. 2017)나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뇌진탕 가이드라인(CDC Concussion Resources)을 참고하여 선수의 당일 복귀를 엄격히 제한한다.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당일 복귀 결정 (Return-to-Play Decisions)

 

당일 복귀 기준은 나이, 수준, 종목, 부상 부위에 따라 달라지며 재부상 위험, 장기 치유, 현재 경기력, 팀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안전하지만 경기력이 떨어지거나, 장기적으로 회복에 불리하다면 당일 복귀를 제한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 판단은 모든 이해당사자가 신뢰하는 의사라면 비록 인기 없는 결정이어도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내 자식이라면 출전시키겠는가?”라는 자문은 윤리적 판단에 도움이 된다.

 
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부위별 고려사항 (Specific anatomic area)

 

• 발목(Ankle): 가장 흔한 부상. 오타와 기준(Ottawa Ankle Rules)18 적용해 골절 의심 시 영상 검사 필요. 시네스모시스(syndesmosis) 손상 시 빠른 복귀 어렵다.

• 무릎(Knee): 현장에서 정밀한 진단 어렵기에 사이드라인으로 옮겨 평가. 전방십자인대(ACL) 파열, 심각한 인대 손상 시 당일 복귀 불가.

• 어깨(Shoulder): 쇄골 골절, 견쇄관절(AC joint) 분리, 견관절 탈구 등은 대부분 당일 복귀가 어렵다. 경증 견쇄관절 손상은 국소 마취 및 패딩을 통해 제한적 복귀 가능.

• 골절, 찰과상, 근육좌상: 대체로 당일 복귀 어렵다. 근육 손상 시 아이싱, 기본 처치 후 충분한 회복이 필요. 감염(MRSA) 예방을 위해 상처 즉각 관리 중요.

 

위의 원칙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술적 능력, 철저한 준비, 팀 케미스트리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필수다. 평소에 땀을 많이 흘릴수록 전시(경기)에서 피를 덜 흘린다는 중국 속담처럼, 사전 준비와 지식 습득, 관계 형성은 실전에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추가적으로, 최근 스포츠 의학 분야에서는 멘탈 헬스 관리와 도핑 예방도 강조된다. 선수들의 경기력과 건강은 신체적 상태뿐 아니라 정신적 안정, 윤리적 스포츠 문화 조성에도 달려 있다. 사이드라인 의사는 필요하다면 팀 심리학자, 영양사와 협업하고, WADA(World Anti-Doping Agency) 규정(WADA Official Website)을 숙지하여 불법 약물 사용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을 통해 사이드라인 의사는 선수 보호와 팀의 장기적 비전 달성을 조화롭게 실현하는 전문적 의료인으로 거듭날 수 있다.


참고 자료(추가 참고 가능 자원):

NATA 응급행동계획(EAP): https://www.nata.org/practice-patient-care/health-issues/emergency-action-plans

CDC 뇌진탕 정보: https://www.cdc.gov/headsup/index.html

WADA 도핑 방지 가이드라인: https://www.wada-ama.org/

Concussion in Sport Consensus Statement (Br J Sports Med. 2017): https://bjsm.bmj.com/content/51/11/838


이처럼 기술적 능력, 풍부한 준비, 관계 구축, 멘탈 및 윤리적 측면까지 포괄하는 접근은 사이드라인 의사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린다. 그리고 이러한 통합적 역량은 팀과 선수의 안전을 지키며, 궁극적으로 팀 성과와 스포츠 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